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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딸에게 보내는 가을 여행편지(봉평 허브나라와 메밀꽃 축제, 대관령 양대목장에서의 하루)
작성자 송재경(mose) 작성일 2013-09-21
                                                엄마 아빠의 가을 나들이     사랑하는 딸 은혜야,     추석 연휴가 끝나는 날에 엄마와 아빠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 허브나라와 이효석 생가 마을 옆 메밀꽃 문화 축제, 그리고 대관령 양떼목장에 나들이 했다. 추석연휴의 앞 이틀간은 마태 오빠의 결혼과 너의 학업 승리에 의한 약대진학 위해 오산리 최자실기도원에 가서 기도하였다. 그리고 연휴의 마지막 하루는 엄마와 난 쉬기로 하였다.   먼저 허브나라라는 개인소유의 허브정원에 방문하였다. 여러 가지 향내 나는 이름 모를 풀들이 저마다 향내음을 풍기며 맞아 주었다. 향긋한 냄새가 물씬 나는 사이 길로 걷다가 스낵코너에 이르러서는, 새벽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급히 온 터이라, 줄 서서 먹을 것을 샀다. 자리를 먼저 차지한 분에게 테이블의 반쪽을 양해 얻어 앉았다. 빵을 커피에 찍어 먹으면서 문덕 허용된 시간 안에 다 둘러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빵을 봉지에 담아 일어나 둘러보면서 먹기로 하였다. 여러 모양으로 가다듬어 놓은 내음 가득한 정원의 좁은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꽃들과 풀, 나무, 돌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허브나라 정원을 만든 분의 정성어린 손길이 느껴지는 화분과 분재들, 작은 꽃밭, 조각상, 줄친 위로 타고 오른 덩굴, 새소리, 하나하나가 아빠를 기쁘게 하였다. 벌써 차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   다음 가는 곳은 이웃에 있는 이효석 마을이다. 흥정천변 주차장을 내려와서 삽다리 건너 약 1km 내에 위치한 이효석의 옛 생활터전을 살펴볼 생각에 들떴다. 한국 대표 소설가 이효석의 삶과 작품이 서려있는 봉평, 메밀꽃이 화사하게 핀 들녘을 바라보는 아빠 엄마의 마음이 환하게 피어오른다. 달빛에 소금을 허옇게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밭에서 사진 찍었다. 산 아래 비스듬하게 자리 잡은 메밀밭에 허옇게 핀 메밀꽃과 주변의 코스모스가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겼다. 고추잠자리 날고 하늘엔 하얀 구름 피어올라 머얼리 산에 걸려 있구나.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떠올렸다가 누가 저렇게 표현할 수 있으랴!   이효석의 생가는 초가집의 안채와 사랑채, 창고, 외양간, 뒷간이 정갈하게 보존되어 있어 고인의 옛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안채의 부엌에는 끼니 짓는 밥솥과 국솥이 걸렸고, 앞마루 한쪽 끝에 다듬잇돌 놓였구나. 그리고 부엌 뒤엔 절구가, 뒤뜰엔 맷돌이 놓였다. 사랑채 부엌에도 소죽이나 물 끓이는 큰 솥 걸렸고, 벽에는 멍석이며, 광주리, 채 등이 걸렸구나. 외양간에 지푸라기 두껍게 깔려있고 굵고 긴 나무를 파서 만든 여물통에서 소가 먹이를 먹었겠구나. 사랑채 옆에 작게 별채로 지은 뒷간에서 이효석은 뒤를 보며 앉아서 글머리를 생각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생가에서 산길 따라 나지막한 산허리에 지은 이효석 문학관을 둘러보았다. 가산 이효석 선생은 일제가 시작되기 몇 해 전에 태어나서 해방을 보지 못하였다. 120여 편의 길고 짧은 작품들을 남기고 서른여섯의 짧은 생을 마친 오늘의 주인공 이효석의 일생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의 육필 원고들이 진열대에 있고 출판된 작품들과 평론가들의 평가들이 있었다. 그의 작품은 봉평의 당시 농민 생활상을 생생하게 글로 표현하고 있어 문화를 아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메밀꽃 필 무렵, 산협 등 그의 대표 단편소설의 줄거리를 알고 있지만 한 사람 이효석의 작품의 영향력이 시대를 지나면서 더욱 생생하게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였다. 매년 메밀꽃 피는 9월이면 효석 문화축제가 열리고 글쓰기 백일장 행사도 한다. 이 고장의 사람들은 그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의 영향으로 메밀로 만든 먹거리며, 여러 가지 메밀 상품들을 관광객들에게 팔아서 생활을 하고 있다. 메밀의 고장에 왔으니 아빠도 봉평 장터에서 싸근한 메밀묵 한 사발을 사서 먹었다. 길가에서 파는 볶은 메밀을 맛보니 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고소하였고, 메밀 차는 맛이 구수하였다. 이제 차로 돌아갈 시간이구나.   휴일의 오후, 오랜만에 부엌일에 메인 일상에서 벗어난 엄마가 하얗게 웃는 모습을 보여서 아빠는 흐뭇하였다. 마지막은 양때목장으로 버스가 향한다. 은혜야, 차 안에서 엄마의 피곤하게 잠든 얼굴 모습을 바라보며 삼십 중반을 넘어선 아빠의 옛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 본다. 아빠의 어머니는 서른여섯 젊은 나이에 급성 뇌막염에 의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큰집을 방문 하셨다가 이효석과 같은 나이에 소천 하셨다.   이제 산 중턱에서 위쪽을 향하여 넓게 조성된 양때목장을 바라보면서 그 입구에 주차한 관광버스에서 내린 일행과 산 밑에서 걸어 올라갔다. 산 밑에서 매표소까지 길게 늘어선 겹겹의 기다림들, 허용된 한 시간 내에 돌아볼 수 있으려나? 엄마가 인터넷에서 찾은 양떼목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이나 보고 포기하자고 말한다. 아빠는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하며 더디어 매표소에 이르니 입구를 안내하는 청년이 여행사에서 온 분들은 입구 쪽으로 나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2,000원의 표를 사지 말고 그냥 입장하란다. 엄마는 아 뭐야?! 왜 줄서서 기다린 거야! 벌써 35분 지났어? 언제 보고 가지? 바로 가까이에 있는 양들만 보고 가자고 한다. 산허리를 오르자 양들 수십 마리가 풀 뜯으며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엄마는 또 늦기 전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아빠는 앞서서 가며 산 위로 가던 길에서 발을 돌려 양에게 건초 먹이는 체험하는 우리로 향하여 들어갔다. 엄마는 싸리대로 만든 조그만 바구니에 건초를 한 줌 담아 들고 양 한 마리에게 건초를 먹이려고 다가갔다. 양은 엄마를 바라보지 않고 \'먹어라\' 하며 입에 넣어 주는 풀만 받아먹었다. 눈 어둡고 귀 밝다는 양은 목자의 음성을 잘 듣고 먹을 것이 있는 곳으로 목자를 따라 간단다. 방문객들에게 건초를 맛있게 받아먹어 토실토실 살이 오른 귀여운 양들을 뒤로 하고 떠나기가 아쉬워서 엄마는 발길을 돌리지 못하였다. 아쉽지만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서울로 향하는 우리 여행팀의 버스를 타고 막히는 길을 이 여행편지를 쓰면서 네 시간 반을 보내고 집에 왔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엄마 아빠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나들이를 보내었다.    사랑하는 아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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